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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나는 시를 쓰고-최승자

~Wonderful World 2008. 3. 7. 05:06

돌아와 나는 시를 쓰고

                         최승자

 

고통의 잔치는 이제 끝났다.

기억의 되세김만이 남았을 뿐.

 

그러나 쟝르를 바꾸고

운명의 제목을 바꾸고

그러고도 살아남은 고통의 기억들.

그 위로 안개처럼 내리는 잠의 실중량.

 

슬프다 가이없다.

돌아와 나는 시를 쓰고

한 세기가 흘러가고

돌아와 나는 또 시를 쓰고.

 

여기는 어디인가,

내 일생의 유적지인가,

전생인가, 내세인가.

 

흔들며 흔들리며

눈 뜬 잠의 나날을

나는 잠행하고

내가 몸 눕히는 곳 어디서나

슬픔은 반작인다.

하늘의 별처럼

지상의 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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