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김지하(1941∼ )
생명
한 줄기 희망이다
캄캄 벼랑에 걸린 이 목숨
한 줄기 희망이다
돌이킬 수도
밀어붙일 수도 없는 이 자리
노랗게 쓰러져버릴 수도
뿌리쳐 솟구칠 수도 없는
이 마지막 자리
어미가
새끼를 껴안고 울고 있다
생명의 슬픔
한 줄기 희망이다.
건듯 바람에 솟구쳐 둥둥 떠다니다 어디서고 생명 일구는 민들레 홀씨. 이번엔 사형수 독방 콘크리트 창틀에 뿌리 내렸다. 캄캄 벼랑에 걸린 목숨의 마지막 자리. 그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생명을 시인은 보았다. 절체절명의 순간 생명의 기쁨도 슬픔도 모두 희망임을. 그러니 부디 살아내야 할 것을. <이경철·문학평론가>
2009.03.06 00:4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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