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길’-김강태(1950~2003)
… 춥지만, 우리
이제
절망을 희망으로 색칠하기
한참을 돌아오는 길에는
채소 파는 아줌마에게
이렇게 물어보기
희망 한 단에 얼마예요?
지하철 출구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할머니 한 분 새로 장을 여셨다. 붕어빵·뻥튀기 좁은 틈 비집고 들어선 시금치·미나리 몇 단, 애호박 감자 몇 알. 춥고 저린 어깨 추스르며 나도 얼마냐 묻고 싶다. 밑바닥 희망 한 단 값 제대로 물어볼 마음 없을 정당 높은 건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 시 건물 밖에 내거는 값 얼마냐고. “나두 몰라유. 직접 물어보슈.” <이경철·문학평론가>2009.04.06 01:4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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