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살(布薩)식당’-홍성란(1958~ )
저 외진 데로 가
혼자 밥 먹는 친구를 보고
일곱 사람이 식판 들고 그쪽으로 몰려가네
산나리
긴 목을 휘어 물끄러미 보고 있네
혼자 밥 먹어 보셨는지. 직장 동료 끼리끼리 화기애애 어울리는 번잡한 식당 한쪽 차지한 민망함 느껴 보셨는지. 봄소풍 가 외진 데 홀로 숨어 가난한 도시락 까먹는 학생 보셨는지. 혼자 밥 먹는 민망한 서러움보다 그 광경이 더 가슴 아리다는 것 다 아시지요. 그래 우리는 모두 다 한 식구인 것을. 군더더기 없이 단정한 시조 한 수 인간사 따뜻한 사람살이 산나리까지 동참케 하네요.<이경철·문학평론가>
2009.04.08 00:5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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