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 도종환(1954~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담쟁이.hwp
0.05MB
담쟁이.jpg
0.02MB
'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리 저는 사람 - 김기택(1957~ ) (0) | 2012.07.23 |
---|---|
지상 - 황학주(1954~ ) (0) | 2012.07.16 |
구두-이우열(1946~) (0) | 2012.07.13 |
척-김혜수 (0) | 2012.04.29 |
두 눈과 귀 틀어막다 - 이문재(1959~ ) (0) | 2012.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