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손영희(1954~ )

돼지 죽통에 오줌을 눈 그 사람이
믿을 만하다고
아이들 미래를 맡긴
안동 고을 권정생 선생
강아지 똥만한 그 그늘이
어디 민들레에게만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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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똥』 『몽실 언니』 등으로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안겨주고 떠나간 권정생 선생의 자필 유서가 이 시의 바탕이군요. “내가 죽은 뒤에 다음 세 사람에게 부탁하노라”로 시작되며, 모든 저작권료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는 말이 적혀 있지요. ‘돼지 죽통에 오줌을 눈’ 적이 있는 천진스러운(?) 분도 그중 한 분이군요. 과연 그분들은 모두 ‘믿을 만한’분이라 ‘권정생 어린이문화재단’를 설립해 어려운 남북 어린이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는 것으로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5월, 민들레가 지천에 환합니다. 선생이 피운 듯합니다. <강현덕·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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