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 이상헌(1942~ )
시아침 6/14
유리 주머니 속에
붉은 석류 알이 가득,
한 숟갈 떠내봤으면!
이 빛깔 인간의 것은 아니다
수정 알맹이들이
얼음 알갱이들이
내 위벽을 붉게 물들이고
으스스 떨게 하고
깊은 마음으로 굴러가며,
따르르 탱탱 깨울 것 같다
석류의 붉은 빛은 과일들 중에서도 유난히 도드라지는 것이다. 유리 외피와 수정의 씨앗을 가진 석류는 보석의 이미지로 응결된다. 보석은 아름답고 차갑다. 얼음 알갱이를 삼킨 듯 속은 떨리겠지만, 오래지 않아 외려 화끈거릴 것이다. 이 열기에 닿은 마음이 번뇌를 잊고 깊은 데서 깨어나는가. 어디서 맑은 구슬 소리가 난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석류
- 이상헌(1942~ )
시아침 6/14
유리 주머니 속에
붉은 석류 알이 가득,
한 숟갈 떠내봤으면!
이 빛깔 인간의 것은 아니다
수정 알맹이들이
얼음 알갱이들이
내 위벽을 붉게 물들이고
으스스 떨게 하고
깊은 마음으로 굴러가며,
따르르 탱탱 깨울 것 같다
석류의 붉은 빛은 과일들 중에서도 유난히 도드라지는 것이다. 유리 외피와 수정의 씨앗을 가진 석류는 보석의 이미지로 응결된다. 보석은 아름답고 차갑다. 얼음 알갱이를 삼킨 듯 속은 떨리겠지만, 오래지 않아 외려 화끈거릴 것이다. 이 열기에 닿은 마음이 번뇌를 잊고 깊은 데서 깨어나는가. 어디서 맑은 구슬 소리가 난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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