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낙엽 쓰는 노파여-장석남(1965~ )

~Wonderful World 2019. 3. 29. 11:06
낙엽 쓰는 노파여
-장석남(1965~ )
 

시아침 12/21


11월의 아침을 쓰는 노파여
저녁을 쓰는 노파여
바람까지도 쓰는 노파여
낙엽을 이기려는가?
낙엽 쓰는 이 없는 그 어느 날을 내게 주시려는가?
고요의 그 어느 날을 어쩌시려는가? 
나뭇가지 사이 젖어가는 하늘이나 한꺼번에 보이시려는가?
어머니여,
비질소리가 노래로다
서럽게 서럽게 멀어지는 노래로다
 

 
어머니는 아들의 연인이다.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낙엽 쓰는 노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