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뜨개질, 그 후-송찬호

~Wonderful World 2016. 5. 8. 19:57

뜨개질, 그 후

                 송찬호



그리하여 커가는 아이의 치수에

맞춰 얼마나 많은 기다림을 짜고

풀어내고 짜고 풀어내고 하였던가


세월이 흘러도 그집은 오래도록 불빛이 꺼지지 않았다

언젠가 나도 그 앞을 지나가다 불빛에 들킨적 있다

거기 문 밖에 누가 와서 울고 있니?

희망이냐, 희망이냐


불빛은 미동도 없이

고요히 타오르고 있었다

뜨개질은 멈출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때의 그 나지막한 읊조림을 무어라 할까

창문의 그 꺼지지 않고 옹송그리는 그림자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입술을 지나가는 노래들

'파이핑 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 노래-장적주  (0) 2017.09.05
바람-김춘수(1922~2004)  (0) 2016.05.15
달물을 마신다-유안진(1941~)  (0) 2016.04.22
미궁-장석주(1956~)  (0) 2016.02.16
가던 길 멈춰 서서-월리엄 헨리(1871~1940)  (0) 201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