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 그 후
송찬호
그리하여 커가는 아이의 치수에
맞춰 얼마나 많은 기다림을 짜고
풀어내고 짜고 풀어내고 하였던가
세월이 흘러도 그집은 오래도록 불빛이 꺼지지 않았다
언젠가 나도 그 앞을 지나가다 불빛에 들킨적 있다
거기 문 밖에 누가 와서 울고 있니?
희망이냐, 희망이냐
불빛은 미동도 없이
고요히 타오르고 있었다
뜨개질은 멈출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때의 그 나지막한 읊조림을 무어라 할까
창문의 그 꺼지지 않고 옹송그리는 그림자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입술을 지나가는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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