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시들

그 밖의 아무것도 아닌 여름 - 조민

~Wonderful World 2020. 9. 7. 20:16

그 밖의 아무것도 아닌 여름 - 조민

버찌는 
검고 무서워요

하루아치에 까매져서 떨어지니까

몸속에
흰약을 넣고

흰재를 먹고 죽은 사라을 생각합니다

몸속이 환하게
빛나고 반짝거리면

끝이라서

파란 파밭이 파파파
붉은 수수밭이 수수수

버찌가 아직 남았다면
그건 버찌의 일
여름이 할 일

아직은
우는 사람이 없어

꽁꽁 언 발톱을 깎고
무덤 같은 이불에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