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밖의 아무것도 아닌 여름 - 조민
버찌는
검고 무서워요
하루아치에 까매져서 떨어지니까
몸속에
흰약을 넣고
흰재를 먹고 죽은 사라을 생각합니다
몸속이 환하게
빛나고 반짝거리면
끝이라서
파란 파밭이 파파파
붉은 수수밭이 수수수
버찌가 아직 남았다면
그건 버찌의 일
여름이 할 일
아직은
우는 사람이 없어
꽁꽁 언 발톱을 깎고
무덤 같은 이불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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